JUNGHEE WON┃PILATES BLOSSOM

저의 스승 로마나 선생님을 처음 뵈는 날, 떨리고 신나는 마음으로 뉴욕 57번가 스튜디오로 달려갔습니다. 그 당시 90년대, 로마나 선생님이 계시는 스튜디오 이름은 Drago Gymnasium이었고 럭셔리 하고 트렌드한 집결의 57번가에 오래되고 낡은 건물에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낡고 오래된 큰 소파세트가 있었고 오른쪽으로 바로 작은 리셉션 데스크에 Drago라고 하는 동유럽에서 온 나이 좀 되신 체조 코치 출신의 스튜디오 사장님이 주로 회원들을 맞이하셨습니다. 제가 방문한 첫날에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때마침 로마나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How can I help you?” 지금도 그 목소리가 귀에서 맴돕니다. 나이 들은 친숙한 미국 할머니 느낌이었지만 한눈에 로마나 선생님일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두 눈은 마치 보석처럼 빛이 났고 신기하게도 범상치 않은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얼른 공손히 인사를 하고 제 소개를 하였습니다. “I’m Junghee and a new apprentice. This is first time I’ve been here.” 그러자 그녀가 제게 말했습니다. “I’m Romana.” 그리곤 친절하게 락커룸 방향을 알려주시며 소지품은 스튜디오에 자리잡은 캐딜락 기구 아래에 놓으시라고 세세히 알려주셨습니다. 우연히 그날 로마나 선생님의 한 시간이 회원의 캔슬로 공백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에 로마나 선생님이 저를 직접 지목하시며 “Do you like to take a lesson?” 하고 물으셨습니다. 주변 동료 교육생들이 제에게 속삭였습니다. “You are so lucky!” 이렇게 선생님을 만난 첫날 우연히 레슨을 받게 되었고 느닷없이 제게 닉네임이 붙여졌습니다. 로마나 선생님은 레슨 후 저를 Peach Blossom이라고 부르시기 시작하셨습니다…